딸기 따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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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쌀쌀했던 겨울같은 봄날,
내 좋은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양산 모처에 딸기하우스를 찾아가 싱싱한 햇딸기를 사게 되었다.
뽀얀 딸기를 품고 있는 하우스-
사시사철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된 현대 농업기술의 결정체 속에서도
딸기농부의 구슬땀은 빛나고 있었다
허리를 깊숙히 숙여 한바구니 넘치도록 담아주고
단돈 만오천원 받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게 웃는 그네들 말이다.
산지에서 바로 따 이리저리 유통망의 손을 타지 않고서
설설 흔들어 씻어 (혹은 씻지 않고 먹어도 괜찮을)
그 딸기가 입속으로 직행하면,
좀전까지만 해도 뿌리에서 양분을 받아 댤콤하게 만들어 놓은
그 딸기향을 입속에 화악 퍼뜨려 놓고 만다.
사는게 뭐 별건가?
이렇게 제철과일로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하루를 보내고
더 자주, 더 많이 웃으면서 새로운 날들을 기대하는 거지 뭐..
유난히 거칠고 시려웠던 내 겨울이 지나간다
무심한 듯 시간이 흘러흘러
내가 많이 괜찮아졌다는 것을
작은 딸기 하나에서 느끼게 될 줄이야...
Pizza 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