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흔적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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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여행 갔을 때 뚝배기가 귀여워서 덥썩 사버렸다
여행지에서 뭘 하나 업어와서
두고두고 그 때의 재밌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건
일상 속에서도 잠깐씩 웃을 수 있는
참 좋은 일인듯 하다
그래서 나는 여행중에 뭘 하나씩 사는걸 좋아한다
하동 여행갔을 때
화개장터에서 덥썩 사온 항아리
수백개의 항아리중에 유독 이 항아리가 자꾸 나를 부르는 거였다
손바닥만한것부터 집채만한 것까지 그렇게 많은 항아리중에 딱 요것이 말이다
뜻도 없이 덜컥 샀다가 뭘할지 몰라 쌀을 담아봤는데
운치도 느껴지고 앙증맞은 녀석이 배불러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지금은 쌀들이 다 김치냉장고 속에 들어가버려서
이 항아리는 인테리어용으로만 쓰이지만
화개장터 그 소란스러운 곳에서도 나를 자꾸만 부르던
요 요 항아리, 그리고 나의 즐거운 여행의 기억은
깨지지 않는 이상 나랑 오래오래 같이 살 것 같다
Pizza 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