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 세상이 발 아래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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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귀에 익숙한 '노고단'이란 이름 하나만으로
내가 스물 몇해에 찾아간 그 곳에는
대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이
웅장하게 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운해.........
솜사탕 같기도 하고, 솜이불 같기도 하고
뛰어들면 그저 푹신하게 나를 받아줄것 같기도 하고
어디에서 이런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을까?
신이 아니고서야, 자연이 아니고서야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이렇게 근사한 작품을 그려낼 수 있을까?
노고단의 매력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모 자동차 TV-CF한장면 중
백지영 아나운서가 등장하여 '여기는 노고단!' 이라고 말하는 그 장면 하나만 보고
노고단이라는 곳에 밑도 끝도 없이 찾아갔다
노고단 가는 길은
성삼재라는 꽤 높은 곳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었고
자칫 잘못하면 브레이크 파열로 대형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그 길을
자동차로 편안하게 오르면서도
노심초사 하게 만드는 아슬아슬한 곳이었다
TV-CF에서 그 차의 제동력과 성능을 설명하기에 참 적절한 곳이었다고도 생각된다
여하튼 노고단 입구에 섰다
멀찌감치 산능성에 걸린 구름조각..
훠이 훠이 급할것 없이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이 참 매력적이다
10월 어느날쯤이었던지 단풍도 곱게 들었다
노고단 꼭대기까지는 주차를 하고도 한시간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
이 멋진 장관을 보기 위해서 이쯤의 수고도 마다할소냐만은
저질체력은 이마저도 버텨내지 못하고 한시간 반도 훌쩍 넘게 걸렸지 아마..
여기는 땅이 아니다
땅에서부터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 나있는 곳이다
가을 하늘은 시리도록 청명하게 빛나고 있었고
품을 내어주면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콩만한 어린아이도 따박따박 잘도 걸어올라오던 정상
제법 많은 사람들이 벌써 정상의 기쁨을 즐기고들 있었다
백두대간의 처음은 어디메뇨 내 발아랜 끝자락이 펼여져있네..
구비구비 저 멀리까지 봉우리진 자락들이
꼭 수채화를 보는 듯 하기도 하고
나는 꼭 근두운을 타고 하늘을 나는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신선이 된 것 같은 호사를 누리는 곳
가보지 않은 사람에겐 백번 천번 말을 해도 모르리라
차마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위용, 그 포스...
자연은 근엄하다
고난을 겪지 않은 자에게 한치의 자락도 내어주지 않는 대신
그걸 다 겪고, 딛고, 일어선 자에게는
오롯이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자연앞에 서면
나는 나도 모르게 겸손해진다..
Pizza 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