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위로 사람사는 이야기가 넘나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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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그냥 술이 아니다
에틸알콜과 물로 버무려진 투명한 액체에서 그친다면 술은 너무 재미없는 존재다
술은 사람이다
반가워서 마실 수도 있고
좌절해서 마실 수도, 기뻐서 마실 수도 있고
다 잊으려고 마실 수도 있고, 고백하려고 마실 수도 있다
좌절, 기쁨, 만남, 고백..그 곳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메인 목으론 말하기 어렵던 것이
술이 술술 들어가면 어쩐 일인지 술술 나올때도 있기 때문이다
비좁은 테이블에 술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술병머리 위로 이야기가 넘나드는 풍경이 난 참 마음에 든다
혼자
어느 고기집 앞을 지나갈 때
모르는 사람들끼리 술잔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다 웃는 모습을 보면
난 부럽다가 외롭다가 한다.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겠지.
지금 고민을 이야기했겠지. 그게 설령 시시콜콜한 이야기였을지라도
그 사람에겐 정말 중요한 인생살이 이야기겠지.
사람들은 버스안에서 고기냄새 소주냄새를 풍기는 사람을 싫다 한다
난 그 사람이
몸에 온통 고기냄새가 배이는 것도 모르고
술잔과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웃고 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늦은 밤 어떤 이의 옷깃에서 풍겨오눈 술냄새 고기냄새를 미워하지 않는다
술병머리 위로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다 온 사람내음인것 같아서...
하루 일을 마친 어느 호젓한 저녁,
마음이 맞는 좋은 사람들과
술잔을 가운데 놓고
살아가는 잔잔한 이야기들을
주거니 받거니 편하게 웃고 싶어졌다
Pizza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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