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노릇 마흔일곱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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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생때던가?
제목만 보고 '아 엄마한테 필요한 책이겠구나' 싶어서
엄마생신때 선물로 드렸던 책
엄마는 책 제목을 보더니
'왜? 엄마가 엄마노릇 제대로 못하는것 같나 으이?' 하셨다
흐흣.
그리고
다시 내가 자라서
예비엄마 대열에 줄서야 할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매달 엄마의 세계에서 문전박대 당하면서
엄마란 존재,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엄마의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와
그 날 하룻밤,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내 몸을 빌어 한 아이가 태어나
세상 천지 어디에 내어놔도 피를 못속일 닮은꼴로 살아가며
내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손을 놓지 않을...
그건 대체, 어떻게 맺어지게 되는 인연일까?
태어나고 또 만나고
그 아이가 훨훨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기까지 -
마흔 일곱가지만으로는 도저히 정의되지 않는
대단한, 참으로 대단한 엄마노릇
그 모든걸 겁내는 나에게
이제 막 엄마가 된 친구가 의연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닥치니까 다 하게 되어 있더라..."
엄마노릇... 내게도 닥치는 그 날이 올까?
Pizza 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