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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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믿음도 없는 내게
읽히지도 않고.. 몇 년 동안 책장에 꽂혀만 있다가
어느 날 가만히 들춰보게 만든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그리고 공지영 작가님의 조곤조곤한 필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평소에 내가 스치듯이 생각했던 것들을
책 어느 한 귀퉁이에서 활자로 만나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인것 같다
나의 두서없고 정리되지 못한 생각을 이렇게 명쾌하게 표현하다니 말이다
더불어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공감은 마치
별로 친하지 않던 사람에게서
비슷한 구석을 발견하곤 부쩍 친해져버려 친구가 되는 것 같은 그런..
종교가 없는 사람도
살면서 어떤 안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기대고 싶을 때, 포기하고 싶을 때, 위로가 필요할 때-
어떤 친구는 그럴 때 종교도 없으면서
절에나 들어가버릴까보다, 수녀가 될까보다 를 홧김에 뱉곤 했다
한 번만 더 그 말 하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해야겠다
그 곳은 도피하는 곳이 아니라,
정신 박약아 받아주는 곳 아니라
신과 함께 새로운 생을 사는 곳이라고,
믿음이 있는 성스러운 곳이라고
구석구석 아마추어 사진구도이지만
충분히 유럽 수도원의 웅장함과 신비함을 전해주는 사진들
함께 다니며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들
한 전경사진을 보며 나도 어떤 느낌을 받았는데
글도 내 생각과 비슷하게 적혀져 있는 참 신기한 책,
신 앞에 항복을 외치던 작가의 내면을 아직 이해하진 못한다
만약 내가 나중에 종교를 가지게 되면 그 부분까지도 공감하게 될까?
Pizza g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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